인공지능(AI) 챗봇 '챗GPT'로 세상을 바꾼 오픈AI가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거대한 자금 조달 레이스를 시작했다.
2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며, 이에 따른 기업 가치는 무려 7,300억 달러(약 1,04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한 스타트업 투자를 넘어, 글로벌 기술 패권을 쥐기 위한 '빅테크 연합군'의 결성으로 해석된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 거론되는 이름들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AI 반도체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는 최대 300억 달러(약 43조 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발표한 별도의 투자 계획과는 다른, 새로운 자금 집행이다. 클라우드 시장의 라이벌인 아마존 역시 100억에서 2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AWS) 서버 임대 계약과 오픈AI 제품의 유통권을 연계하는 전략적 제휴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오픈AI의 오랜 혈맹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0억 달러 미만의 추가 투자를 고려 중이며,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또한 최대 300억 달러 규모의 참전을 논의하고 있다. 샘 알트먼 CEO는 중동의 오일머니까지 끌어들이기 위해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등 국부 펀드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가 이토록 천문학적인 자금을 끌어모으는 이유는 명확하다. AI 모델을 고도화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드는 '컴퓨팅 비용'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오픈AI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컴퓨팅 인프라 비용으로만 약 4,300억 달러(약 618조 원)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금 소진(Cash burn) 규모만 약 7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이번 자금 조달은 미래의 생존과 기술 격차 확대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실탄 확보'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오픈AI가 막대한 투자금을 소화하고 투자자들에게 수익 실현의 기회를 주기 위해 2027년경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AI 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달리 뉴욕 증시의 다른 한편에서는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다우지수는 헬스케어 업종의 급락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미국 당국(CMS)이 2027년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 지급 인상률을 시장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0.09%로 제시하자,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보험주를 대거 매도했기 때문이다. 휴마나가 19%, CVS헬스가 13% 폭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연방준비제도(Fed)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쏠리고 있다. 금리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이 향후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해 어떤 힌트를 내놓을지가 기술주 랠리의 지속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AI라는 강력한 엔진과 헬스케어 쇼크라는 악재, 그리고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지금, 투자자들의 셈법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