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공식 지명했다. 시장의 이목은 워시의 지명 사실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확신" 발언에 쏠렸다.
30일(현지시각) 백악관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는 백악관의 압력 없이도 독립적으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우회적이지만 강력한 가이드를 던졌다. 이 발언 직후 비트코인(BTC) 가격은 즉각 반응하며 한때 8만 4,000달러 선을 터치하는 등 시장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전환' 가능성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파' 워시가 금리 인하 전도사로? 시장의 혼란 이번 인사가 흥미로운 점은 케빈 워시의 과거 행보다. 워시는 전통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고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QT)를 주장해 온 대표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물로 분류된다. 대차대조표 축소란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내다 팔아 시중의 달러 유동성을 흡수하는 정책을 말한다.
이는 통상적으로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 자산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트럼프의 매직'이 작용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워시가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맞춰 강달러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기준금리는 낮추는, 다소 모순적일 수 있는 정책 조합을 구사할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만약 워시가 과거의 소신을 꺾고 완화적 행보를 보인다면, 풍부해진 유동성은 비트코인 상승의 강력한 연료가 될 수 있다.
반면, 그가 대차대조표 축소를 강행한다면 금리 인하 효과가 반감되어 가상자산 시장의 상승폭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비트코인이 8만 4,000달러를 찍고 곧바로 8만 3,000달러 대로 조정을 받은 배경이다.

연준 내부 지형도 변화... '트럼프의 사람들' 채워질까 현재 연준 내부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녹록지 않다. 코인게이프 등 외신 분석에 따르면, 현재 연준 이사진 중 금리 인하에 명확히 찬성하는 인물은 스티브 마이런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두 명뿐이다. 최근 금리 동결 결정 당시에도 이들만이 소수 의견을 냈다.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의장 교체만으로는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끌어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때문에 시장의 변수는 '이사 교체'로 확대되고 있다. 모기지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리사 쿡 연준 이사의 거취가 뜨거운 감자다. 만약 소송 결과에 따라 쿡 이사가 해임되거나 사임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자리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비둘기파 인사를 앉힐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연준 내 역학 구도는 급격히 완화 쪽으로 기울게 된다.
예측 시장은 '올해 3회 인하' 베팅 불확실성 속에서도 투자자들의 심리는 여전히 '돈 풀기'를 기대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예측 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Polymarket) 데이터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올해 연준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26%로 가장 높게 보고 있다.
두 차례 인하(23%)와 네 차례 인하(15%) 가능성까지 합치면, 시장은 공격적인 금리 인하 시나리오를 가격에 선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케빈 워시가 트럼프의 바람대로 '독립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 아니면 자신의 '매파 본색'을 드러낼지가 향후 비트코인 가격의 향방을 가를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