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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류했는데 팔 수가 없네"... 가상자산, 지방세 체납의 '디지털 해방구' 되나

세금은 걷는데 압류는 불가능? 엇박자 난 가상자산 행정

"거래소는 막아도 개인지갑은 못 뚫어"... 기술적 한계에 봉착한 징수

법이 기술을 못 따라간다... '디지털 금고' 강제 개방할 법적 근거 시급

박상혁 기자 ·
"압류했는데 팔 수가 없네"... 가상자산, 지방세 체납의 '디지털 해방구' 되나
이는 과세 당국이 가상자산을 압류하더라도 개인 지갑(콜드월렛)이나 해외 거래소로 은닉된 자산에 대해서는 기술적·법적 한계로 인해 실질적인 징수(현금화)가 불가능한 현실을 풍자적으로 보여준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명백한 재산으로서 과세의 대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는 고액 체납자들에게는 사실상 '무적의 금고'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세무 당국이 체납자의 코인을 찾아내 압류 표시를 하더라도, 이를 실제로 현금화하여 밀린 세금을 받아낼 법적, 기술적 수단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4일 한국지방세연구원이 발표한 '가상자산의 체납처분에 관한 입법적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자산은 이미 투기 수단을 넘어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소득세와 법인세의 과세망에는 포착된 상태입니다. 법원 역시 판례를 통해 가상자산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며 무형자산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하는 추세입니다.

문제는 세금을 부과하는 단계와 밀린 세금을 강제로 징수하는 단계 사이의 거대한 괴리에서 발생합니다. 현행 지방세징수법은 여전히 부동산이나 눈에 보이는 동산을 압류하고 매각하는 전통적인 절차에 머물러 있어, 실체가 없는 디지털 데이터인 가상자산의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체납자가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할 경우, 금융정보 분석을 통해 계정을 특정하고 거래 정지나 출금 제한 같은 압류 조치를 취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동결' 수준에 그칠 뿐, 이를 강제로 매각해 세금으로 환수하는 '추심' 단계로 나아가기에는 법적 장벽이 높습니다.

특히 IT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개인 지갑(Cold Wallet)'이나 '해외 거래소'는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입니다. 가상자산은 은행 예금과 달리 물리적 실체가 없고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 암호화된 정보로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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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에 맡겨둔 자산(수탁형 지갑)은 그나마 제3자인 거래소를 압박해 통제할 수 있지만, 체납자가 USB 형태의 하드웨어 월렛이나 개인용 소프트웨어 월렛으로 코인을 옮겨버리면 과세 당국이 이를 강제로 열거나 가져올 방법이 전무합니다. 개인 지갑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프라이빗 키(Private Key)'를 체납자가 내놓지 않는 이상, 시스템적으로 강제 이전을 시킬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보고서는 체납자들이 이러한 허점을 노려 압류 직전 자산을 은닉하거나 해외로 빼돌려 사실상 징수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부동산이나 예금을 가진 체납자는 신속하게 재산이 압류되고 공매로 넘어가 세금이 징수되는 반면, 수십억 원어치의 코인을 가진 체납자는 제도적 공백 뒤에 숨어 여유를 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일하게 세금을 안 냈는데도 어떤 자산을 가졌느냐에 따라 처벌의 강도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을 지방세징수법상 명확한 압류 대상 재산으로 규정하는 입법 정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단순히 압류하는 것을 넘어, 거래소가 압류된 코인을 강제로 매각해 세금으로 납부하도록 하는 법적 의무를 부과하고, 개인 지갑에 대해서도 강제 이전을 명령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세의 그물은 촘촘해졌지만, 징수의 칼날은 무딘 현재의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디지털 자산 시대의 조세 정의는 공허한 외침에 그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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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기자

trendit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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