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하며 금융 시장 전반에 훈풍을 불어넣은 가운데, 짙은 관망세를 보이던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도 뚜렷한 동반 반등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주식 시장에서 발생한 온기가 고스란히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 흘러드는 모양새다.
기술주 랠리에 올라탄 코인 시장… 비트코인 6만 9천 달러 목전
26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분석에 따르면, 시장의 전반적인 지표가 강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인 것은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ETH)이다. 이더리움은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전일 대비 8% 이상 급등한 2,060달러 선을 기록, 주요 심리적 저항선인 2,000달러 고지를 가볍게 탈환했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BTC) 역시 4.7%가량 오른 6만 8,60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6만 9,0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점(약 12만 6,000달러)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의 뼈아픈 조정 구간에 머물러 있지만, 바닥을 다지고 반등의 실마리를 잡았다는 점에서 시장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는 비트코인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초고속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주목받는 솔라나(SOL)가 약 7.8% 급등한 88달러 선을 기록했고, 글로벌 결제망 프로젝트인 리플(XRP)과 바이낸스코인(BNB)도 각각 5~6%대 강세를 보이며 시장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디지털 자산 시장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와 USDC는 1달러 수준의 페깅(가치 연동)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기관 자금 이탈은 6% 불과… '고래'들은 오히려 담았다
IT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의 배경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굳건한 신뢰'를 꼽는다. 최근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매가 이어졌으나, 정작 시장을 움직이는 거대 자본의 이탈은 매우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의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하락장 속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그동안 유입된 전체 금액의 약 6% 수준에 그쳤다. 이는 대다수의 기관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비트코인을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자산으로 쥐고 있음을 시사한다. 오히려 일부 대형 펀드와 투자 은행들은 가격이 내려간 틈을 타 비트코인 보유 비중을 조용히 늘렸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7만 5천 달러 돌파가 진짜 '추세 전환'
시장에 화색이 돌고 있지만, 무조건적인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단기 신중론도 여전히 팽팽하게 맞선다. 가상자산 시장의 내부 데이터를 낱낱이 분석하는 온체인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의 자료가 그 근거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비트코인의 약 45%가 투자자의 평균 매수 단가보다 현재 가격이 더 낮은 이른바 '손실(미실현 손실)'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쉽게 말해 10명 중 4명 이상이 '물려 있는' 상태라는 뜻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본전이라도 건지려는 심리로 인해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와 가격 상승을 짓누르는 '오버행(잠재적 매도 대기 물량)' 이슈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결국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쏟아지는 본전 매도 물량을 모두 소화해 내고 '7만 5,000달러' 선을 완전히 재돌파하여 안착해야만,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선 완벽한 '상승 추세 전환'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편, 이번 가상자산 랠리의 마중물 역할을 한 미국 뉴욕증시는 다우지수 0.63%, 나스닥지수 1.26%, S&P500지수 0.81% 상승 등 3대 지수가 모두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필두로 한 기술주의 강세가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빠르게 회복시키며, 2026년 봄을 맞이하는 금융 생태계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