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의 장기적 가치에 대해 묵직한 경고장이 날아들었다. 글로벌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공동 창립자 지미 웨일스가 비트코인의 미래를 철저한 '실패'로 규정하며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이 글로벌 화폐나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지위를 완전히 상실하고, 소수의 마니아층만 즐기는 '취미 활동' 수준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화폐도, 금도 아니다"… 2050년 1만 달러 추락 경고
현재 6만 7,000달러 선을 횡보하고 있는 비트코인에 대해 웨일스는 2050년까지 그 가치가 1만 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는 현재 가격 대비 무려 80% 이상 폭락한 수치다.
초기 비트코인은 개인 간(P2P) 거래를 위한 '디지털 현금'을 표방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극심한 가격 변동성과 느린 처리 속도로 인해 일상적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는 데는 철저히 실패했다.
이후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는 '디지털 금', 즉 가치 저장 수단으로 새롭게 포장해 왔으나 웨일스는 이마저도 허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진정한 안전 자산의 역할은 여전히 전통적인 금, 은, 부동산, 미술품 등이 차지할 것이며, 비트코인은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생존하겠지만… '취미용 장난감' 전락 위기
IT 기술적 관점에서 웨일스의 지적은 매우 날카롭다. 그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자체의 기술적 붕괴를 예언한 것은 아니다. 분산원장 기술인 블록체인의 설계 자체는 매우 견고하여, 해커가 네트워크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는 '51% 공격' 같은 치명적인 위협이 발생하더라도 코드를 수정하는 '포크(Fork)' 방식을 통해 시스템 자체는 영구적으로 존속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이 살아남는 것과 자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아무리 보안성이 뛰어난 네트워크라 할지라도, 실제 경제 생태계에서 통화로 쓰이지 못하고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생태계와의 융합도 미미하다면 결국 그들만의 리그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지배적인 글로벌 화폐가 되지 못한 채 기술 열정가들의 '취미용 장난감'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뼈아픈 진단이다.
"ETF도 소용없다" 기관 수급에 대한 회의론과 엇갈린 투심
웨일스는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가격을 떠받치고 있는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와 '비트코인 현물 ETF'의 가격 방어력에 대해서도 강한 회의론을 견지했다. 월가의 자금이 영원히 비트코인을 우상향으로 이끌 것이라는 맹신은 위험하며, 투자자들은 자산 가치가 취미 수준으로 폭락할 최악의 시나리오를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고에 시장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이 결제 수단에서 가치 저장 수단으로 끊임없이 정체성을 바꾸며 본질적인 약속을 어겼다며 웨일스의 비판에 동조하고 있다. 반면, 현재의 가격 조정과 변동성을 시스템의 영구적 실패로 단정 짓는 것은 가상자산 생태계를 단기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섣부른 판단이라는 반론도 팽팽하게 맞선다.
비트코인이 주류 금융 시스템의 대체재로 살아남을지, 아니면 거대한 디지털 실험으로 막을 내릴지 전 세계 자본 시장의 치열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