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을 활용한 지능형 금융 범죄의 도피처가 사실상 폐쇄될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은 그간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가상자산 피해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번 법안은 범죄에 이용된 가상자산을 금전과 동일한 가치로 인정하여 피해자에게 환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명문화한 결과다.
이러한 변화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부여되는 책임의 무게를 시중 은행 수준으로 격상시킨 결과로 이어진다. 앞으로 거래소는 보이스피싱 의심 자금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감시해야 하며 이용자의 거래 목적을 확인하는 등 능동적인 방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거래 경험이 부족한 피해자들을 위해 거래소가 직접 자산을 매도하여 현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는 기술적 장벽으로 인해 구제를 포기했던 고령층이나 입문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 당국의 이러한 행보는 가상자산을 투기 수단이 아닌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내포한다. 보안 강화에 따른 인프라 구축 비용은 거래소들에게 단기적인 부담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신뢰도를 높여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밑거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산의 유통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이 정착될수록 익명성을 악용한 범죄 시도는 자연스럽게 억제될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전개될 시장의 양상은 범죄 수법의 지능화와 이를 차단하려는 규제 기술 사이의 치열한 공방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의 고도화가 필수적인 과제로 부상하면서 보안 솔루션 시장의 동반 성장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다만 기술의 진보 속도가 법적 규제의 유연성을 앞지르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제도적 보완과 민관 협력이 시장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