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에 거대한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먹구름이 드리웠다.
트럼프의 폭격 명령… 잿빛으로 물든 글로벌 금융 시장
1일 글로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연합 타격 부대가 이란의 주요 전략 시설에 대한 폭격을 개시했다.
주식 시장은 예측할 수 없는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을 가장 혐오한다. 폭탄이 떨어지는 순간 글로벌 자본은 일제히 '위험자산 회피(Risk-off)' 모드로 전환했다. 월스트리트의 거대 기관 투자자들은 손실 위험이 커진 주식과 가상자산 등에서 황급히 자금을 빼내, 전쟁에도 가치가 흔들리지 않는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미국 달러화와 금(Gold)으로 막대한 돈을 피신시키고 있다.
당분간 글로벌 증시는 펀더멘털(기업 본연의 가치나 실적)보다는 매일 쏟아지는 중동발 뉴스 헤드라인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출렁이는 널뛰기 장세가 불가피해졌다.
지정학적 리스크 덮친 코스피, 6,000선 안착 시험대
이러한 대외적 충격은 쾌속 질주를 거듭하며 역사적인 6,000선 돌파를 시도하던 한국 코스피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국 경제는 원유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고 수출 주도형 산업 구조를 띠고 있다. 중동의 군사적 충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한국 기업들의 생산 및 물류비용이 즉각적으로 치솟아 영업이익이 훼손된다.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신흥국 증시 중에서도 대외 민감도가 높은 한국 시장의 주식을 우선적으로 매도하여 현금을 확보하려는 심리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 거침없이 오르던 지수가 6,000이라는 상징적인 마지노선 위에서 굳건히 버텨낼 수 있을지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엔비디아 발 차익 실현까지 겹친 韓 반도체, 돌파구는?
설상가상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대형주들은 또 다른 내부 수급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하지만 주식 시장에는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라는 격언이 있다. 호실적이 발표되자, 그동안 주가 상승을 누려왔던 투자자들이 이익을 확정 짓기 위해 주식을 내다 파는 이른바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전후로 함께 랠리를 펼쳤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 역시 이 매물 폭탄의 사정권에 들어있다.
전쟁이라는 거시 경제의 폭탄과 반도체 차익 실현이라는 수급 꼬임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2026년 봄 코스피 시장은 펀더멘털의 진검승부를 펼치기도 전에 혹독한 외부 한파를 견뎌내야 하는 중대 기로에 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