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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1,500원 선 뚫렸다" 미·이란 전쟁이 부른 환율 비상사태

17년 만의 심리적 마지노선 붕괴… 야간 거래서 1,500원 터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공포… '킹달러' 쏠림과 유가 급등의 이중고

수출 혜택보다 무서운 수입 물가… 원가 부담에 짓눌린 코스피

박상혁 기자 ·
"17년 만에 1,500원 선 뚫렸다" 미·이란 전쟁이 부른 환율 비상사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외환시장을 거세게 뒤흔들고 있다. 

전쟁 확전에 대한 극도의 공포감이 전 세계 자본을 안전자산으로 맹렬하게 빨아들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의 벽을 허물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가장 뼈아픈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17년 만의 심리적 마지노선 붕괴… 야간 거래서 1,500원 터치

4일 글로벌 외환시장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최근 야간 거래 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원화 가치 하락) 곡선을 그리며 장중 한때 1,500원 선을 훌쩍 넘어섰다. 환율이 1,50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시장을 덮쳤던 시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 발생한 초유의 사태다.

환율은 두 국가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한다. 현재 시장의 팽배한 불안감은 원화의 매도와 달러의 매수 쏠림 현상을 극단적으로 부추기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 전면전이 발발할지 모른다는 짙은 불확실성 속에서,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은 신흥국 통화인 원화를 내다 팔고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강력한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USD)'로 자금을 대피시키는 이른바 '안전자산 선호(Risk-off)' 심리를 강하게 분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공포… '킹달러' 쏠림과 유가 급등의 이중고

거시 경제 관점에서 이번 환율 폭등의 이면에는 '유가 급등'이라는 치명적인 뇌관이 숨어 있다. 이란에 대한 대규모 폭격으로 인해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수 있다는 공포가 국제 유가를 10% 이상 밀어 올렸다.

유가가 뛰면 글로벌 물가(인플레이션)가 다시 치솟게 된다. 물가가 오르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를 잡기 위해 금리를 내리지 못하거나 오히려 올려야 한다. 미국의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달러의 매력도가 상승하여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는 '킹달러(달러 초강세)' 현상이 더욱 견고해진다. 반대로 한국의 원화 가치는 끝없이 추락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수출 혜택보다 무서운 수입 물가… 원가 부담에 짓눌린 코스피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이득을 본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위기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다.

한국 경제는 공장을 돌리는 데 필요한 석유 등 에너지를 사실상 100% 수입에 의존한다. 국제 유가가 오른 데다, 달러의 몸값(환율)까지 치솟으면서 한국 기업들이 에너지를 사 올 때 치러야 하는 비용 부담이 천문학적으로 불어나게 된다. 물건을 만들어 팔아도 남는 이윤이 급격히 쪼그라드는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것이다. 

이러한 기업 실적 하락에 대한 우려는 코스피를 비롯한 국내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자극하며 거센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쟁의 포연이 만들어낸 1,500원이라는 묵직한 숫자가 2026년 한국 경제의 가장 가혹한 시험대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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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기자

trendit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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