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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눈물 이제 없다?"... 밀라노 올림픽, 사상 최초 'AI 심판' 등판

40개의 눈이 뼈대까지 읽는다... '컴퓨터 비전'의 마법

소치·베이징의 악몽 지운다... 편파 판정 원천 봉쇄

"감동도 데이터가 되나요?" 예술성 평가의 딜레마

최유진 기자 ·
"김연아 눈물 이제 없다?"... 밀라노 올림픽, 사상 최초 'AI 심판' 등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이미지

현지 시간 2월 6일, 전 세계 겨울 스포츠 축제인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선수들의 숨 막히는 경쟁만큼이나 이번 대회에서 주목받는 것은 바로 심판석의 풍경이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인간의 고유 영역이었던 심판의 판단을 보조하고, 때로는 주도할 'AI 심판 시스템(Omega AI-Judge)'이 공식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공식 타임키퍼 오메가는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스포츠 판정의 패러다임을 '직관'에서 '데이터'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걸었다.

40개의 눈이 뼈대까지 읽는다... '컴퓨터 비전'의 마법 

이번에 도입된 AI 심판의 핵심 기술은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과 '모션 캡처'의 결합이다.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40대의 초고속 카메라는 선수의 움직임을 단순한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을 넘어, 관절과 골격의 움직임을 3차원(3D) 데이터로 실시간 변환한다.

작동 원리는 정교하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점프하는 순간, AI는 선수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수십 개의 관절 포인트를 추적한다. 공중에서 몇 바퀴를 회전했는지, 착지 시 스케이트 날의 각도가 빙판과 몇 도를 이루는지, 회전수 부족(Under-rotated)은 없는지를 밀리초(ms) 단위로 분석한다. 

이 모든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단 0.01초. 인간 심판이 육안으로 확인하고 점수를 입력하기도 전에, AI는 이미 규정집에 입각한 '기술 점수 가이드라인'을 심판의 모니터에 전송한다. 쇼트트랙에서도 마찬가지다. 선수들 간의 미세한 접촉이나 날 들이밀기 순간을 AI가 포착해 실격 여부를 판독관에게 즉각 알린다. 이는 인간의 눈이 놓칠 수 있는 찰나의 순간을 수학적 정확도로 보완하는 기술적 진보라 할 수 있다.

소치·베이징의 악몽 지운다... 편파 판정 원천 봉쇄

 IOC가 이토록 파격적인 기술 도입을 서두른 배경에는 과거 올림픽마다 반복되었던 '편파 판정 논란'이 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의 판정 시비나,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에서의 석연치 않은 실격 판정은 올림픽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AI 심판은 국적이나 감정, 외부의 압력에 휘둘리지 않는다. 오직 입력된 데이터와 물리적 사실만을 근거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AI 시스템은 선수의 이름이나 국적을 모른 채 오직 동작 그 자체만을 분석한다"며 "이번 밀라노 올림픽은 역대 가장 공정한 대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AI는 쿼드러플(4회전) 점프의 회전수가 3.9바퀴인지 4.0바퀴인지를 칼같이 구분해 내며, 인간 심판들이 가질 수 있는 무의식적인 편향을 교정하는 강력한 억지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감동도 데이터가 되나요?" 예술성 평가의 딜레마 

그러나 기술의 도입이 환영만 받는 것은 아니다. 피겨 스케이팅과 같이 기술뿐만 아니라 예술성(PCS)이 중요한 종목에서 AI의 개입 범위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손끝의 우아함이나 음악과의 조화를 기계가 수치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현재 AI 시스템은 기술 점수(TES) 판독에 주력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기의 흐름과 구성 점수에도 데이터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과 팬들은 "피겨 스케이팅은 스포츠이자 예술인데, 모든 것을 데이터로 환산하면 기계적인 연기만 양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감동과 표현력이라는 인간 고유의 가치를 AI가 재단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비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심판'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기술의 차가운 정확성이 스포츠의 뜨거운 열정과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 혹은 새로운 갈등을 빚어낼지 전 세계가 밀라노의 빙판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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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기자

trendit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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