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가 미래 산업의 두 심장인 인공지능(AI)과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을 묶어 거대한 교통정리에 돌입했다.
"주(State)마다 달랐던 족쇄 푼다"… 백악관, 연방 차원 통합 룰 세팅
그동안 미국 내 IT 기업과 가상자산 업계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파편화된 규제였다. 기술은 국경을 초월해 빛의 속도로 뻗어 나가는데, 정작 법은 뉴욕주, 텍사스주, 캘리포니아주 등 50개 주마다 제각각 다른 기준을 들이댔기 때문이다. 어느 주에서는 합법인 디지털 자산 채굴이나 AI 데이터 학습이, 주 경계선만 넘으면 불법으로 처벌받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져 왔다.
백악관의 이번 지시는 이러한 난맥상을 단번에 뚫어내겠다는 의지다. 각 주 단위로 흩어져 덜컹거리던 규제와 법안들을 미국 연방 정부 차원에서 통일된 하나의 '스탠더드(표준)'로 묶어내겠다는 것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이중 삼중으로 들어가던 규제 준수 비용(컴플라이언스)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하나의 명확한 룰 안에서 안정적으로 장기 사업 계획을 세울 수 있는 탄탄한 캔버스를 얻게 되었다.
AI의 두뇌와 블록체인의 장부… '국가 안보' 핵심 축으로 묶인 두 기술
IT 기술적 관점에서 미국 정부가 왜 하필 AI와 가상자산을 '한 묶음'으로 바라보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전과 국가 간 패권 경쟁은 군사력이 아닌 데이터와 연산력 싸움이다. 인공지능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스스로 전략을 짜는 '초거대 두뇌'라면, 가상자산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은 그 데이터가 해킹당하거나 조작되지 않도록 지켜주는 '절대 뚫리지 않는 디지털 금고이자 검증 장부'다. 두 기술은 서로의 약점을 완벽하게 보완한다.
미국 행정부는 AI가 쏟아내는 가짜 정보와 데이터 위변조의 위협을 블록체인 생태계를 통해 방어하고, 동시에 분산된 글로벌 금융망의 지배력을 가상자산을 통해 유지하겠다는 고도의 안보적 계산을 깔고 있다.
규제 불확실성 걷어낸 미국… 빅테크와 코인 생태계에 고속도로 깔린다
전문가들은 통합 정책 프레임워크 수립이 본격화되면, 가장 먼저 월스트리트의 막대한 기관 자금이 안심하고 유입될 수 있는 합법적 통로가 넓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무엇이 불법인지 명확하지 않아 투자를 망설이던 빅테크와 벤처캐피털(VC)들이, 정부가 그어준 뚜렷한 가이드라인 위에서 공격적인 기술 결합과 인수합병(M&A)에 나설 공산이 크다. 규제라는 낡은 족쇄를 벗어던지고 제도권의 든든한 울타리를 두른 미국이 2026년 글로벌 AI·웹3.0 패권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