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업계가 모든 천만 원 이상 거래에 대한 강제 신고 의무를 담은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를 중심으로 한 사업자들은 이번 조치가 기존 금융권의 신고 기준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에 어긋나는 과도한 규제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술적 보완이나 실효성 검토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되는 고강도 감시는 생태계 내부의 자금 흐름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강화된 신고 체계는 고액 자산가와 법인 계좌의 유동성을 실시간으로 압박하며 거래의 효율성을 저해한다. 모든 천만 원 이상의 자금 이동이 당국의 모니터링 대상이 되면서 발생하는 행정적 비용과 현장의 혼란은 결국 개별 사업자의 몫으로 남게 된다. 특히 웹쓰리 기반의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법인들에게는 자금 운용의 경직성을 초래하여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할 여지가 다분하다.
이러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국내 디지털 자산 시장의 경쟁력을 약화해 글로벌 흐름에서 도태되게 만드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 이미 상당한 자본이 친화적인 규제 환경을 찾아 해외로 떠난 상황에서 나타난 이번 개정안은 남아 있는 인프라마저 밖으로 밀어내는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감시와 처벌 위주의 거버넌스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때 발생하는 부작용은 고스란히 산업 전반의 침체로 나타난다.
앞으로 가상자산 생태계의 향방은 당국이 업계의 반대 의견을 얼마나 수용하여 규제의 합리성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투명한 거래 질서 확립이라는 명분이 산업의 숨통을 조이는 역설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디지털 금융 허브로 도약하려는 국가적 목표는 공허한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규제의 정당성과 산업 진흥 사이의 평형점을 찾는 과정이 이천이십육년 하반기 테크 경제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