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가 돈이 된다는 것을 숫자가 직접 증명했다. 4월 29일 동시에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 4사는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연초 시장을 뒤흔들었던 AI 수익성 의구심이 일제히 어닝 서프라이즈로 뒤집혔다.
클라우드가 실적을 이끌었다. 알파벳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2% 늘어난 1,099억 달러, 구글 클라우드는 63% 성장한 200억 달러로 200억 달러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주 잔고는 전 분기 대비 두 배 가까운 4,600억 달러로 불어났다. AWS는 376억 달러 매출로 28% 성장하며 1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도 40% 급증했다.
메타는 AI로 광고 효율을 끌어올려 매출 563억 달러(+33%), 순이익 268억 달러(+61%)를 달성했다. 그러나 자본지출 가이던스를 기존 최대 1,350억 달러에서 최대 1,450억 달러로 올리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6% 가까이 급락했다. 수익 회수 경로가 보이지 않는 지출 확대에 투자자들이 먼저 반응한 것이다.
4사 합산 자본지출 전망은 7,250억 달러(약 1,070조 원)다. 연초 6,740억 달러에서 510억 달러 더 올렸다. 지난해 4,000억 달러 대비 80% 급증했다. 다만 시장의 평가 기준도 이미 바뀌었다. 자본지출 규모가 아니라 투자가 실제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 즉 ROI가 주가 명암을 갈랐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선명하게 투자 회수 연결고리를 입증한 알파벳만 시간 외 거래에서 6% 넘게 올랐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는 국내 공급망으로도 온기를 전달한다. AWS·애저·구글 클라우드 성장에 필요한 HBM, 서버 기판, 전력 장비 수요가 동반 확대되는 구조다. 다만 자본지출이 수익화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경우, 2분기 이후 빅테크의 지출 조정 가능성은 공급망 전반의 잠재 리스크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