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것 같았던 금과 은의 독주가 멈춰 섰다. 지난 27일(현지시간), 귀금속 시장은 단 90분 만에 시가총액 1조 7,000억 달러가 증발하는 역사적인 폭락장을 연출했다.
금융 시장에서는 이를 전형적인 ‘블로우오프 탑(Blow-off Top)’ 패턴으로 해석하고 있다. 블로우오프 탑이란 자산 가격이 수직 상승하며 거래량이 폭발한 뒤, 매수세가 고갈되면서 급격히 가격이 붕괴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통상적으로 해당 자산 시장의 과열이 정점에 달했음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로 여겨진다.주목할 점은 기존 안전 자산 시장에서 이탈한 막대한 자본의 행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갈 곳 잃은 유동성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BTC)으로 대거 유입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명 암호화폐 분석가 안셈(Ansem)은 귀금속 시장의 붕괴가 오히려 비트코인에는 강력한 상승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통 자산의 거품이 꺼지면서 발생한 자본의 대순환이 시작되었으며, 이 흐름이 2026년 2분기까지 비트코인 가격을 11만 달러 수준까지 밀어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은 단순한 기대감이 아니다. 데이터는 이미 변화를 가리키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로의 꾸준한 자금 유입이 확인되고 있으며, 채굴자들의 매도 압력이 해소되었음을 나타내는 ‘해시 리본(Hash Ribbon)’ 지표 역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해시 리본은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와 해시레이트(연산 처리 능력)를 분석해 시장의 바닥과 상승 전환점을 포착하는 기술적 지표다.
8만 8,000달러 선에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비트코인이 1차 저항선인 9만 1,500달러를 돌파할 경우, 10만 달러 고지까지는 매물대가 얇아 거침없는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에서 빠져나온 돈이 비트코인의 엔진을 다시 점화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